세계 전구체 시장은 중국의 독점적 점유율이 차지한 지 오래다. 전 세계 전구체 공급의 76% 이상을 담당하는 중국은 배터리 공급망의 핵심 고리를 완벽히 장악하고 있다. 이는 2차전지 기술의 급성장과 맞물려, 미국과 같은 주요 소비국에 **'의존과 통제의 굴레'**를 씌웠다. 이제 미국은 수입에 의존하던 전구체 생산을 자국 내로 끌어들여 중국에 대항하는 반격을 시작하고 있다. 이 칼럼에서는 미국의 대응 방안과 최근 전개된 전구체 산업의 양상에 대해 다룬다.
본론 1: 전구체 시장의 '중국 의존' 심각성
전구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재 제조에 필수적인 중간 소재다. 이 소량의 물질이 배터리 성능의 중요한 부분을 좌우하며,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저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미국 내에는 전구체 생산을 하는 기업이 전무하다. 미국이 필요로 하는 전구체의 90% 이상은 중국에서 수입된다. 이는 미국의 2차전지 산업이 곧 중국의 손끝에서 좌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본론 2: 미국의 자구책과 초기 투자 현황
중국의 절대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은 전구체 자급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처는 SK에코플랜트가 투자한 어센드 엘리먼츠다. 이 기업은 켄터키에 북미 최초의 양극재용 전구체 상업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며, 2024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미국 전기차 산업의 전구체 공급 안정성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법안은 미국 내 배터리 소재 제조를 촉진하여 외부 의존도를 줄이는 데 목적을 둔다. LG화학, 포스코퓨처엠 등의 한국 대기업들도 미국 현지에 전구체 생산을 위한 설비를 증설하고 있어, 미중 경쟁이 배터리 소재 공급망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본론 3: LG화학과 포스코의 미국 진출, 글로벌 패권 구도 변화
미국은 LG화학이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연간 6만 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착공한 것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전구체 소재 순환 공급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GM과의 협력 하에 캐나다 퀘벡주에 전구체 및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두 공장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 시 미국의 전구체 공급망에 강력한 보완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결론: 미국의 전구체 자립이 가지는 의미
미국이 전구체의 자국 생산을 본격화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목적을 넘어 안보적,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전구체의 자립은 미국의 전기차 산업과 재생에너지 산업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이는 중국 의존을 벗어나고자 하는 강력한 메시지이며, 또한 글로벌 전구체 시장에서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이다.
중국은 앞으로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공급망에 대한 대응 전략을 준비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벌일 이 치열한 배터리 소재 전쟁은 전기차 시대의 패권을 가를 중요한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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