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새로운 계층의 이동을 겪고 있다. 전통적으로 높은 계층에 있던 사람들과, 그들에 도전하는 낮은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존재하며 갈등을 빚는 현상은 역사가 깊다. 특히 근래 한국 사회에서 이 계층 간 갈등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우리가 어떠한 사회적 무의식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중심으로 "조민(정치인 조국의 딸)"과 곽튜브(유명 유튜버), 그리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를 예시로 들며, 대중의 이중적인 군중심리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1. 기존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대중의 시선: 조민의 사례
조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로, 그 이름 자체가 한국 사회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그녀의 학력과 경력 과정에서 불거진 입시 비리 의혹은 한국 사회에서 특권층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조민은 그 부모의 영향력 아래에서 혜택을 받아 왔다는 비판을 받으며, 대중은 그녀를 '기득권의 상징'으로 여겼다.
기존의 높은 계층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사회적 반응이다. 대중은 그들이 얻은 기회를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때, 분노를 표출한다. 그러나 이 분노는 단지 특권층에 대한 비판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비판적 사고를 거치지 않은 집단적 정서는 때때로 과도한 혐오로 이어진다. 예컨대, 조민에 대한 논란에서 그녀가 개인으로서의 잘못을 저지른 여부와 무관하게, 대중은 그가 단순히 '특권층의 일원'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혐오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와 관련된 군중심리 이론에서는, 군중은 개인의 이성보다 감정에 의해 좌우되며, 때때로 지나친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Lebon, 2020). 이러한 심리는 특정한 사건이 아니라, 그 사람이 속한 계층을 향한 반감에서 비롯된다. 조민의 경우, 그녀가 특권층이라는 이유로 대중의 감정적 공격을 받았지만, 이는 그저 개인의 실패나 잘못이 아닌, 사회 구조에 대한 분노의 투영이었다고 볼 수 있다.
2. 새로운 계층에서 기어올라온 사람들에 대한 질투: 곽튜브의 사례
반대로, 곽튜브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인물로, '유튜버'라는 현대적 플랫폼을 통해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그는 독특한 여행 콘텐츠로 인기몰이를 하며, 대중에게 "성공한 하위 계층"의 상징이 되었다. 곽튜브는 특별한 배경이나 인맥 없이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사회적 성공을 이루었고, 이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곽튜브 또한 대중의 감정적 반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곽튜브의 급격한 성공은 한편으로는 질투를 자극했다. 그의 순수한 성장을 응원하는 목소리와는 반대로, 성공한 사람에 대한 비판과 견제는 빠르게 따라붙었다. 이는 기어 올라오는 자들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이 사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군중심리학자들은 이 현상을 "상향적 이동에 대한 거부"로 설명한다(Freud, 2019). 낮은 계층에서 기어 올라오는 사람들은 대중에게 어느 순간 '동일시의 대상'이 되다가, 그들의 성공이 대중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게 되면, 갑자기 질투와 혐오의 대상이 된다. 이는 곽튜브가 인터넷에서 때때로 겪는 반응에서도 나타난다. 그가 대중의 인정을 받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생긴 반발은, 사실 대중이 그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그에 대한 기대가 어긋났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3. 인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와 군중심리의 모순
최근 방영 중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는 이러한 사회적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출연진이 등장해 요리 대결을 펼치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소통하고 대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출연진의 출신 배경과 사회적 위치를 강조하며 계층 간 갈등을 은연중에 부각시키고 있다.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실력으로 승부를 본다'는 공정성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사실상 그 속에는 은연중에 높은 계층에 대한 조롱과 낮은 계층에 대한 무조건적 응원이라는 양면적인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이러한 이중적 시선은, 프로그램이 지닌 공정성의 외피 뒤에서 대중의 감정적 반응을 자극한다. 시청자들은 기존의 '높은 계층'의 인물들이 실패하는 것을 즐기며, 그들이 낮은 계층에 있는 인물들에 의해 패배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공정성의 이상을 유지하기보다는, 계층적 갈등을 자극하는 무의식적 쾌락으로 이어진다. 군중은 기존의 기득권이 무너지는 것을 즐기며, 그 자리에 올라오는 새로운 계층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 즉, 그들은 처음에는 새로운 성공을 응원하다가도, 그 성공이 지나치게 커지면 질투심을 표출하게 되는 것이다.
4. 결론: 계층 이동과 군중심리의 비판
이와 같은 현상들은 계층 이동에 대한 대중의 이중적 반응을 여실히 보여준다. 조민의 사례는 기존의 높은 계층에 대한 무차별적 비판과 감정적 혐오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해주며, 곽튜브의 사례는 낮은 계층에서 성공한 인물들에 대한 질투와 반발을 시사한다. 또한, 흑백요리사와 같은 프로그램은 대중의 이러한 심리를 교묘하게 자극하며, 대중의 모순된 감정을 이용해 갈등을 상업적으로 소비하게 만든다.
이러한 사회적 심리를 비판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이나 계층에 대한 혐오를 넘어서서, 우리가 어떠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지 성찰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군중심리학의 연구에 따르면(Lebon, 2020), 대중은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러한 집단적 감정은 때로는 사회적 진보를 가로막고, 개인에 대한 부당한 비판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사회적 성공과 실패를 공정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참고 문헌
- Lebon, G. (2020). The Crowd: A Study of the Popular Mind. Penguin Classics.
- Freud, S. (2019). Group Psychology and the Analysis of the Ego. Norton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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