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시장은 다시 위를 바라보고 있다.
SOX, 나스닥, 코스피 등 대부분의 주요 지수는 단기 조정을 마치고 재차 반등 중이고, 일부는 이미 연고점을 넘어서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 연준의 비둘기적 전환 가능성, 그리고 유동성 복귀 시그널. 모든 것이 다시 '위로 간다'는 자신감을 강화시켜주는 구간이다.
그런데 유독 지금, 수많은 투자자들이 '익절'하고 있다.
반도체 ETF를 들고 있던 사람들, 지난달 엔비디아를 10% 수익 보고 팔아버린 사람들, 코스닥 중형 AI주에서 고점이라고 판단해 현금화한 사람들…
그들은 조심스럽게 빠져나오고 있고, 이런 분위기는 시장 전반에 "고점 아닐까?" 하는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시점에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진짜 고점은 언제 오는가?”
익절이 많다는 것 = 시장이 아직 미쳤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 시장엔 아직도 "적당히 먹고 빠진다"는 기조가 강하다.
단기 이익 실현을 선택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건, 시장 참여자들이 아직까지는 비교적 이성적인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상승에 올라탔지만, 그 상승이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고, 불확실성에 대비해 포지션을 줄이거나 교체하고 있다.
이게 바로 고점 근처일 수는 있어도, 진짜 고점은 아니라는 결정적 증거다.
진짜 고점은 투자자들이 이성적으로 계산할 틈조차 없이 매수 버튼을 누르는 시점에서 만들어진다.
즉, 지금처럼 조심스럽게 익절하고, 리밸런싱하고, "좀 더 눌리면 다시 사자"는 말이 시장에 퍼져 있는 때는 오히려 한 파동이 더 남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FOMO — 진짜 고점을 만드는 감정
**FOMO(Fear of Missing Out)**는 고점의 핵심 감정이다.
주가가 오르는 걸 보고 “놓치면 안 될 것 같다”는 강박, 주변 모두가 수익을 내고 있는데 나만 가만히 있는 것 같은 두려움, 그리고 그 모든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진입하는 순간이 모여 진짜 고점을 만든다.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 2021년 초, 코스피가 3,200을 넘어가던 시기: 수많은 개인이 빚투로 삼성전자를 사들였다.
- 2021년 말,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역사적 고점을 찍을 때: “AI, EV의 미래는 여기다”라는 말이 넘쳐났고, 그 순간이 바로 추세의 끝이었다.
- 2017년 말, 비트코인이 2,000만원을 넘었을 때: “지금 안 사면 평생 못 산다”는 말이 나왔고, 바로 그 주에 대폭락이 시작됐다.
이 모든 공통점은 하나다.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늦게나마 따라붙는’ 순간,
즉, FOMO가 극대화된 순간이 진짜 고점이라는 점이다.
지금은 아직 FOMO가 아니다
반면 지금은 어떤가?
- 시장이 오르고 있지만,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 실적이 좋아도 “너무 오른 거 아냐?”라는 목소리가 있다.
-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모두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이제 좀 쉬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한다.
- 오히려 지금은 익절 분위기가 퍼져 있고, “현금 들고 기다리겠다”는 태도가 우세하다.
이건 고점이라기보다는 **‘과열을 의심하는 구간’**이지, 과열 그 자체는 아니다.

실업률과 고용 둔화, 그리고 금리 인하 기대
여기에 중요한 매크로가 하나 더 얹힌다.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비농업 고용은 7만명 증가에 불과했고, 수정된 5~6월치는 무려 25.8만 명이 깎였다.
실업률은 4.2%로 상승했고, 장기실업자와 청년실업률도 모두 증가세다.
이는 경기 둔화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자극하는 요소다.
→ 시장은 이 조합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 경기 둔화는 나쁘다 → 하지만 금리 인하면 주식은 오른다.
- 실업률은 올라간다 → 하지만 유동성은 풀린다.
이런 인식이 시장 전체에 퍼지게 되면,
비로소 사람들이 "아무 주식이나 사도 오를 것 같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바로 그때, FOMO가 폭발한다.
전략적으로 언제 경계해야 할까?
그래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전략적 투자자는 다음을 체크해야 한다.
- 익절이 많고, 관망자가 많을 땐? → 아직 고점 아님
- 외인이 연속 순매수하면서 개인도 따라붙을 때? → FOMO 초기 징후
- 뉴스가 “놓치면 안 되는 기회”라고 말할 때? → 정점 경계
- 전고점 돌파 후 장대 양봉 + 윗고리 없는 급등 → 단기 피크 가능성
결론: 고점은 계산이 멈춘 순간에 온다
지금 시장에서 익절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시장이 아직 ‘제정신’이라는 뜻이다.
진짜 고점은 제정신이 사라졌을 때,
즉 사람들이 더 이상 싸다/비싸다, 고점/저점 같은 개념조차 무의미해진 순간에 찾아온다.
그때까지는 한 파동이 더 남았을 수 있다.
그리고 그 파동이 끝날 때,
너무 늦게 올라탄 사람들이 누군가의 익절 물량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겁내지도, 흥분하지도 말고
시장 전체가 미치기 직전에 조용히 옆을 준비하는 시기다.
진짜 고점은 그 다음에 온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미국 리쇼어링, ‘0%’인가 ‘전략적 성공’인가 — 한미 관세협상과 국제무역 질서의 향방 (4) | 2025.08.15 |
|---|---|
|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한국 CPI 통계 불신의 교차점 (3) | 2025.07.07 |
| 누가 집을 사는가: 6억 상한 주담대 규제, ‘진짜 효과’는 가격 억제가 아니다 (1) | 2025.06.29 |
| 1971년 ‘닉슨 쇼크’와 2025년 ‘트럼프 디지털 쇼크’, 금값 ATH가 말해 주는 통화 신뢰의 역설 (1) | 2025.06.28 |
| 인구 고령화가 만들어내는 '늙은 인플레이션'의 시대 (0) | 2025.06.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