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 스트레스 받을 만한 일인가? 전두환의 상황판단 능력과 위기대응 관점에서 본 리더십

1. 서울의 봄 배경

1979년 10·26사건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사망 후, 합동수사본부장을 맡고 있던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육군참모총장이자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간에 사건 수사와 군 인사 문제를 놓고 갈등이 있었습니다.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는 군부 내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정승화가 김재규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10·26사건 수사에 소극적이고 비협조적이라는 입장을 내세워 정승화를 강제로 연행하기로 계획했습니다.

 

2. 주요 내용

1979년 10·26사건 이후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간의 갈등이 고조되자, 이를 해결하고 실천으로 이끄기 위한 계획이 국방부 군수차관보 유학성, 1군단장 황영시, 수도군단장 차규헌, 9사단장 노태우 등과 함께 세워졌습니다. 11월 중순, 군부 내 갈등을 해소하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12월 12일을 거사일로 정하고, 20사단장 박준병, 1공수여단장 박희도, 3공수여단장 최세창, 5공수여단장 장기오 등과 사전 접촉이 이루어졌습니다.

12월 초순, 전두환은 보안사 대공처장 이학봉과 보안사 인사처장 허삼수, 육군본부 범죄수사단장 우경윤에게 정승화 연행 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계획에 따라 12일 저녁, 보안사 수사관과 수도경비사령부 33헌병대 병력은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난입하여 경비원들을 제압하고 정승화를 보안사 서빙고 분실로 강제로 연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병주, 장태완, 김진기 등의 육군장성들이 저항할 가능성이 있어 보안사 비서실장 허화평에게 유인되어 연희동 요정의 연회에 초대되었습니다. 연회 도중 정승화의 연행 사실이 전해지자 정병주와 장태완 등의 육군장성들이 대응 태세를 갖추려 하였지만, 이미 전두환이 박희도와 장기오에게 지시하여 국방부와 육군본부를 점령하게 해 육군지휘부를 무력화시키고 말았습니다.

이후, 정승화의 연행 소식이 알려지자 정병주와 장태완은 반란에 대응하려 했으나, 신군부는 노태우의 9사단을 끌어들여 대처하며 반란 진압군을 무력화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정병주와 장태완은 체포되며 반란은 무력화되었습니다.

이렇게 전개된 사건들은 당시 대통령 최규하의 재가 없이 이뤄졌습니다. 사후 승인을 위해 신군부는 최규하에게 압력을 가해 총장연행 재가를 요청하였지만 거절당하였습니다. 그래서 신군부는 국방장관 노재현을 체포하여 대통령이 정승화의 연행을 승인하게 설득했습니다. 결국 최규하는 13일 새벽 정승화의 연행을 승인했습니다.

 

3. 개인적 견해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것은 크게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은 참고하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소리지, 역사에 붙잡혀 생각이나 감정을 낭비하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래서 "스트레스 챌린지"니 뭐니 젋은 층에서 헛소리하는 꼴을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영화를 영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능 수준하며, 역사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관심이 없었으면 이런 영화 하나 보고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나 생각했죠. (참고로 저는 한국사능력검정 1급 있고, 이런 말 해도 될 정도로 역사 공부는 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그당시 최규하가 대통령 된 과정을 보면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올지경입니다. 왜냐하면 박정희가 독재하려고 만든 방법 그대로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해 투표하고 이를 근거로 대통령 된 것이죠. 원래는 박정희 팬클럽으로 구성된 통일주체국민회의이지만, 이때는 박정희가 죽었으니 최규하 팬클럽으로 구성되어 대통령이 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정말 최규하라는 사람이 민주주의를 원했다면,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을 다시 뜯어 고쳐 통일주체국민회의 같은 팬클럽을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아닌, 직선제로 바꾸고(또는 간민제) 정당하게 권력을 얻었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두환이 아니더라도 조금의 명분만 있으면 쿠데타가 일어날 확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그 증거로 당시 쿠데타에서 수도에 있던 장교 80%가 가담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전두환이 명분이 없었다면 그런 기록은 없었겠지요. 진짜 영화처럼 힘들게 접수했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사상자 단 3명으로 영화보단 간단하게 쿠데타에 성공합니다. 

 

그래도 전두환의 카리스마와 상황판단력이 지렸던 상황을 꼽자면, 바로 신사협정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 제안을 한 것도 대단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적을 속이고 부대운영을 한 점은 놀랍습니다. 왜냐하면 신사협정을 적이 그렇게 잘 들을 거라 판단했다는 점이 무서운 점입니다.

 

저 같으면 적을 못 믿기 때문에 신사협정을 했어도 물리지 않았을거라 판단하고 진입 못했을 것입니다. (반대로 지키는 입장이라면 저는 전두환을 못 믿기 때문에 부대를 물리는 척만 하고 매복배치했을 것입니다.)

 

물론 도감청이라는 버프가 있으니 그런 판단도 가능했겠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대단한 판단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