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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국 위안화를 깨트려라”는 암묵적 신호와 미국의 전략적 도박

by Mansamusa 2025. 4. 18.

2025년,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다시 ‘트럼프 리스크’라는 이름의 블랙스완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진 지금, 시장은 단순한 정치적 이벤트를 넘어서는 전방위적 무역재편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그의 강경한 대중(對中) 무역 기조는 단순한 관세 인상이 아닌, 위안화 환율을 조작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도발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1기와 지금의 차이: ‘견제 없는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1기(2017~2021년) 당시의 무역정책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라는 명분 아래 관세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었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은 25%의 고율 관세와 기술, 안보, 환율 영역까지 번지며 세계 공급망에 균열을 일으켰다.

당시 트럼프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뿐 아니라 동맹국에도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의회와 고위 참모진의 견제가 일정 수준 작용했다. 특히 국방부, 재무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등의 우려로 인해 트럼프는 궁극적인 ‘탈세계화’까지는 가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트럼프는 ‘말리는 사람’이 없다. 심지어 공화당 내부에서도 그의 지지세는 압도적이며, 친트럼프 성향의 인물들로 의회와 참모진이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견제장치 없는 트럼프 2기, 이 자체가 글로벌 시장에는 엄청난 불확실성이다.


2025년 무역전쟁의 본질: 관세는 명분, 목표는 위안화

트럼프는 최근 복귀 연설에서 다시 “중국으로부터의 승리”를 강조했다. 표면상 그는 관세를 주장하고 있지만, 진짜 목적은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여 중국 내수 경제의 심장을 흔드는 것일 수 있다.

이 전략은 **1985년 플라자합의(Plaza Accord)**를 연상시킨다. 당시 미국은 무역적자 해소를 이유로 일본과 독일 등에게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을 강요했고, 엔화는 단기간에 50% 이상 급등했다. 그 결과 일본은 버블 붕괴와 장기 불황에 빠졌다.

트럼프의 전략도 유사하다. 관세는 중국의 수출을 위축시킨다 → 중국은 위안화를 절하해 충격을 완화하려 한다 → 위안화 약세는 자본유출과 금융불안을 불러온다. 결국, 중국 경제의 ‘방어기제’를 무너뜨리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위안화 절하 압력과 자본시장 붕괴 위험

중국 위안화는 이미 미묘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5년 4월 현재, USD/CNY 환율은 7.35위안을 돌파하며 심리적 저항선을 위협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추가 관세(예: 60% 관세)를 선언할 경우, 위안화는 8위안 이상까지 급등(위안화 약세)할 수 있다.

이는 중국의 외국인 자금 이탈과 부동산 시장 붕괴, 소비 위축을 동반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까지 지방정부 채무 구조조정과 부동산 기업 구조개편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환율발 쇼크에 대한 체력은 취약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의도적 불안정’을 유도한다면, 중국의 방어카드는 많지 않다. 금리 인상은 내수경제를 위축시키고, 외환시장 개입은 외환보유액을 소진시킨다. 결국 환율 급등과 금융불안이라는 복합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나스닥과 글로벌 시장의 후폭풍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무역압박이 중국만을 겨냥한다”는 착시가 존재하지만, 실제 피해는 글로벌 기술기업들, 즉 나스닥 상장사들에게 직격탄이 된다.

  •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은 중국 매출 비중이 매우 높다.
  • 반도체와 AI 관련 부품은 대부분 중국을 통한 글로벌 밸류체인에 의존하고 있다.
  • 미중 간 기술 분할은 ‘기술 탈세계화’를 촉진하며 기업들의 조달 비용과 생산성에 타격을 준다.

즉,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 기술주의 고평가 구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2024년 후반 이후 나스닥이 급락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도 최근 나스닥 지수는 정점 대비 하락폭이 커지고 있으며, 기술주 중심 ETF인 QQQ는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전략: 버티고, 버티고, 또 버틴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까?

중국은 현재 시진핑 3기를 맞아 경제보다는 체제 안정을 우선시하는 기조다. 과거처럼 외환보유액을 대거 투입하거나, 정책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방식의 공격적인 개입은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중국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전략은 다음과 같다:

  • 내수 진작과 소비 쿠폰 발행으로 내부 수요 유도
  • 위안화 환율 방어보다 '관리된 약세' 허용을 통한 수출 완충
  •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막기 위한 금융시장 제한 조치
  • AI, 반도체, 항공우주 등 전략 산업 육성에 집중하면서 미국 견제 대응

특히 중국은 2026년 미국 중간선거까지 버티는 것을 하나의 전략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정치적 동력은 선거를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 무역 긴장을 고조시키되, 결판은 미룰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1. 기술주 비중 조절 필요
    나스닥 중심의 기술주는 미중 갈등 격화 시 가장 먼저 흔들릴 자산이다. 특히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2. 위안화 환율 모니터링
    USD/CNY가 7.5를 돌파하고 8에 근접할 경우, 중국 내 유동성 경색과 부동산 붕괴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아시아 시장 전반의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
  3. 안전자산과 방어주로 회귀
    단기적으로는 금, 단기 국채, 고배당 방어주로 자산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도 고점에 있어 분할 매수나 리밸런싱 전략이 필요하다.
  4. 현금 비중 확보와 분산 투자
    트럼프의 변수는 정치적이면서도 전략적인 특성이 강하다. 자산의 일방향 쏠림을 피하고, 글로벌 ETF, 원자재, 달러 기반 자산 등을 통해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마치며

트럼프 2기의 무역전쟁은 단순한 관세 분쟁이 아니다. 그것은 중국 경제의 환율 기반을 흔들어 세계 자산시장의 지형을 재편하려는 지능적 전략이다. 이 시나리오는 매우 위험하지만, 동시에 강력한 설득력을 가진다.

그리고 이번에는 누구도 트럼프를 말리지 않는다. 시장은 지금보다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폭풍은 예고 없이 오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구름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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