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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읽기

[주식시장 읽기] 4. 주식장세의 순환

by 인생오십년 2020. 11. 13.

주식장세의 순환

 

경기순환은 '회복기'에서 '활황기'로 상승을 계속하지만, 그것이 정점에 도달하면 '후퇴기'를 거쳐 '침체기'에 들어간다는 4개의 국면을 갖고 있는데, 주식장세도 4개 국면으로 나눌 수가 있다.

우선 금융완화를 배경으로 불경기에서 주가상승이라 불리는 '금융장세'로 상승장세(강세장세)가 시작한다. 이윽고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 '실적장세'가 전개되는데 경기가 과열되어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전후에 주가가 정점에 가까워지면 금융긴축정책에 의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역금융장세'라 불리는 하락장세(약세장세)가 시작된다.

긴축정책에 의해 경기가 후퇴하고 기업수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주식장세는 드디어 주가가 바닥권인 '역실적장세'로 돌입한다

 

즉 평균주가가 바닥을 치고 오름세로 돌아서는 것은 금융긴축이 해제되고 나서이다. 그러나 이 국면에서는 아직 경기는 침체기에 있고, 세상은 온통 불경기에 관한 이야기뿐이다. 기업도산이 크게 늘어나고 대량실직 사태가 발생하며 기업수익은 악화일로에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도 진정되고 있기 때문에 정책당국에 의해 공공투자 확대와 아울러 재할인율의 인하 등과 같은 금융완화정책이 실시되고 주가가 이것을 호재로 받아들여 반등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생산활동이 다시 활발해지고 경기가 회복되기까지에는 아직 상당한 시간을 요함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금융장세'라 불리는 강세장세를 선행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기변동과 주식장세의 시간차는 경기의 활황기에도 나타난다. 즉 기업실적이 큰 폭의 증가를 계속하고, 활발한 최종수요로 인해 제품의 재고가 달리고 왕성한 개인소비와 민간설비투자의 신장에 힘입어 경기는 최고조로 보인다. 그러나 반대로 수입이 급증하여 자국통화 약세로 돌아가며, 이것을 반영하여 물가는 상승세로 돌아선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정책당국이 금융긴축정책을 취할 기미를 보이면 먼저 채권시세가 천장을 치고, 주식시세도 뒤따라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윽고 재할인율이 연속적으로 인상되고 최절정기의 주식장세는 '역금융장세'라 불리는 약세장세로 전환되어 간다

주식장세의 큰 흐름 전환을 읽는 데 중요한 것은 경기순환 흐름을 포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균주가가 바닥권에서 반전하여 강세장세로 돌아서는 것은 불경기의 한가운데고 주식장세가 천장에 닿는 것도 활황기가 최절정에 달한 때라는 것을 잘 인식해둘 필요가 있다.

 

주식의 투자가치는 #1 경영참가 또는 매수를 목적으로 한 지배증권 #2 배당, 기타 이익분배를 목적으로 한 이윤증권 #3 재산분배 또는 해산가치를 목적으로 하는 물적증권이라는 3가지 목적에 따라 각각 가치의 평가가 달라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2의 이윤증권을 목적으로 투자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주가동향은 기업수익동향에 의존하고 있고 실제의 주가는 수익동향을 예상하면서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금리와 주가의 관계는 전통적인 이론에 의하면 주가는 배당금과 일반 이자율의 비교에 의해 얻어진 자본환원가격으로 형성된다고 되어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이자율, 즉 금리변동은 주가변동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된다. 다만 실제로는 배당률이 너무 낮기 때문에 금리를 배당의 자본환원을 위해 이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금리수준은 일드 스프레드(yield spread; 장기채 지수에서 평균 수익주가비율(PER의 역수)을 뺀 것) , 장세의 과열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사용되는 예가 많다. 또 수급동향을 판단하는 지표로도 이용된다.

 

따라서 금리변화와 주식배당 수익률과의 관계도 그렇지만 재할인율이 인하되면 시중금리의 완화가 촉진되고 그것이 주식수급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금리하락은 주식시장에서 호재가 되며, 반대로 금리상승은 악재로 작용한다고 되어 있다.

요컨대 기업수익이든 금리동향이든 그 수준이나 투자가치의 문제보다도 그 방향성이 주식장세 동향을 예측하는 데 더 중요한 것이다. 실제의 주가와 수익과의 관계는 수익이 변화하여 주가가 변화한다고 하는 것보다도 그 수익의 변화를 주가가 미리 반영해간다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즉 양쪽 시간차를 가지면서도 연동하고 있는 것이다. 금리와 기업수익의 동향을 보면 확실히 금리가 선행하고 있다. 이 결과 주가와 금리의 변화는 거의 동시에 역상관 관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경기순환도 과거와 같은 호, 불황의 큰 격차가 발생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특히 컴퓨터 이용의 증가에 따라 재고관리 컨트롤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종수요, 즉 말단 판매점의 판매동향을 즉시 알 수 있게 되어 이 정보에 따라 생산이 컨트롤되고 원료구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쓸데없는 재고를 가질 필요가 없게 되었다. 원료나 제품의 집배 센터도 완전 무인화된 자동창고에 의해 입고와 출고가 조절되고 있다. 물론 소비자 수요에 관한 정보도 끊임없이 분석되고 있어 무계획적인 생산도 없어지게 되었다. 오일 쇼크를 계기로 과잉재고의 원흉이었던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생산설비 투자경쟁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 사이에 기업은 열심히 합리적인 투자와 연구개발투자를 해 왔고 동시에 CCN(Computer Communication Network) 조성에도 힘을 기울여 왔다.

한편 일본은 황금의 80년대가 지나고 나서 국내 기업과는 대조적으로 기업 합병, 매수(M & A)에 힘을 기울였다. 즉 새로운 사업을 자기 스스로 일으키거나 사업의 재건(Restructuring)에 시간과 힘을 기울이기보다는 돈과 시간이 적게 드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래도 장세는 변한다. 경기순환과 주식장세의 연동성은 높다. 그렇다고 하면 최근의 장기에 걸친 경기확대는 주식장세에 있어서도 오로지 길고 긴 실적장세가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주식장세의 시황국면 추이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닌지, 바꾸어 말하면 주식장세가 '계절감'을 상실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견해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단순치 않아서 과거에 볼 수 있었던 그러한 극적인 변화는 없을지 모르나, 역시 2~3년 단위로 시황국면은 변하고 그에 맞춰 주식시장을 리드하는 업종 및 그룹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주식장세의 4'인 금융장세, 실적장세, 역금융장세, 역실적장세의 각각의 국면에 맞는 투자종목을 고른다면 리스크가 적으면서 투자효과도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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