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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DSR 3단계 시행, 또 한 번의 부동산 상승장의 신호일까?

by Mansamusa 2025. 5. 21.

오는 2024년 7월부터 시행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는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규제는 총대출액이 1억 원 이상인 대출자에서 6천만 원 이상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하면서,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실수요자들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또 오르려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와 함께, 과거의 '규제 강화 = 집값 상승' 공식이 반복될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과연 지금은 그때와 같은가? 이 칼럼에서는 과거 사례, 현재 시장 조건, 그리고 이번 DSR 3단계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DSR 3단계, 무엇이 달라지나?

DSR이란 대출자가 갚아야 할 모든 원리금을 연소득 대비 일정 비율로 제한하는 제도다. 기존 1단계와 2단계에서는 총대출액이 각각 2억 원, 1억 원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됐으나, 3단계에서는 기준이 6천만 원 이상으로 대폭 강화된다. 이로 인해 중저가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실수요자까지도 대출 한도 축소 영향을 받게 된다. 이는 대출을 활용해 내 집 마련을 꿈꾸던 많은 서민층에게 심리적 부담을 줄 수 있다.

 

과거에도 그랬다: 규제가 강화될 때 시장은 오히려 뛰었다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역설적으로 '규제가 강화되면 가격이 오른다'는 현상이 종종 목격됐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다음과 같다:

  • 2017년 8.2 대책: 투기과열지구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 이후에도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 2020년 6.17 대책과 7.10 대책: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폭탄이 예고됐지만, 오히려 매물이 줄고 강남과 수도권 외곽까지 매수세가 확산되며 가격이 급등했다.
  • 2021년 7월 DSR 1단계: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자,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며 특정 지역의 집값이 단기 급등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대출 규제가 예고되면, 그 이전에 서둘러 집을 사려는 '선매수'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었다. 또한 규제가 실수요자보다는 실질적으로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시장의 가격 왜곡을 야기하기도 했다.

 

지금은 과거와 같은가?

이번 DSR 3단계 역시 시장에 동일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과거와 다른 점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금리 환경이 다르다. 과거 규제 강화 시점은 대부분 초저금리 환경에서 발생했다. 예를 들어 2020년 2021년 당시 기준금리는 1% 이하였고, 대출금리 역시 2%대 초반이 흔했다. 하지만 현재는 3~4% 수준의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도 불확실하다. 이는 대출 부담을 크게 키워 실수요자의 매수 여력을 제한하는 요소다.

둘째, 전세가율이 현저히 낮다. 전세가율이 70~80%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50%대 이하로 떨어진 지역이 많다. 이는 갭투자 유인을 줄이며, 투기 수요의 진입을 어렵게 만든다.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방식으로 진입하던 투자자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셋째, 가계부채의 한계 도달이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이미 GDP 대비 100%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DSR 규제는 이러한 부채 증가를 억제하려는 정책의 일환이지만, 동시에 신규 대출 수요를 억누르며 시장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넷째, 정부 정책 기조의 변화다. 과거에는 강력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 정부는 실수요자에 대한 지원과 규제 완화를 병행하는 양면 전략을 취하고 있다. 생애최초 대출 우대, 청년층 특례보금자리론 등은 이러한 정책 기조의 예다. 이는 전반적인 규제 분위기를 희석시키며, 시장의 일방향적 반응을 제한할 수 있다.

 

DSR 3단계,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특정 지역, 특정 가격대에서의 반등 가능성은 존재한다. 특히 DSR 규제가 6천만 원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 이하 대출로 커버 가능한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 실수요자들이 "지금 사지 않으면 더 이상 대출이 안 나올지도 모른다"는 심리로 몰리는 일시적 수요 집중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들의 시장 복귀 가능성도 존재한다. 규제는 주로 대출에 의존하는 실수요자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들은 규제로 매물이 늘어나는 구간에서 저가 매수를 노릴 수 있으며, 일부 단지는 실질적인 가격 반등을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반등은 제한적이고 단기적인 성격이 강하다. 금리, 경기, 수요 구조의 변화 등 거시적 조건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에, 예전처럼 전방위적인 집값 상승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특정 지역과 조건에 맞는 '선별적 상승' 혹은 '착시적 반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전망이다.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전략은?

실수요자라면, DSR 적용 이전까지의 매수 타이밍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출금이 6천만 원 부근에 걸치는 수요자라면 규제 전후의 금융조건을 비교한 뒤 결정을 내리는 것이 현명하다. 다만 무리한 대출이나 추격 매수는 피해야 하며, 본인의 상환 능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금리와 낮은 전세가율이라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과거처럼 갭투자로 빠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므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가능한 지역이나 아파트에 집중하거나, 중장기적인 자본 이득을 노리는 전략이 적합할 것이다.

 

 

이번 DSR 3단계는 단기적으로는 일부 시장의 수급을 자극하며 반짝 상승을 일으킬 수 있으나, 과거와 같은 전방위적인 폭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 금리, 유동성, 투자 심리, 전세 구조 등 핵심적인 변수들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그때와 같은가? 결론은 '부분적으로는 그렇지만, 전반적으로는 아니다'이다. 시장은 반복되는 듯 보이지만, 결코 같은 물 위를 흐르는 강은 아니다. 이번 규제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는 시장 참여자들의 냉정한 판단과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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