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터키의 거리가 내 일상에 녹아들었다. 물론 여행 중 일상이지만, 여행을 못가 가장 아쉬운 것은 일어나서 이런 거리를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궁전이나 유물, 유명한 장소도 기억에 남지만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 것은 거리의 이국적인 풍경이다.
이 당시 터키 유가, 이상하게 유럽은 디젤이 비싸다. 환경관련 세금때문인가
오늘은 돌마바흐체 궁전에 갈 것이다.
궁전 앞에 있는 시계탑이다.
돌마바흐체 궁전 입구다. 터키어로 '뜰로 가득 찬'이라는 뜻인 '돌마바흐체'라는 이름이 붙고, 화려한 석조 건축물로 세워진 궁전이다. 돌마바흐체 이전에 세운 궁전인 톱카프 궁전과 함께 오스만 제국의 주요 궁전에 꼽힌다.
이 궁전은 원래는 목조 건물이었으나 1814년의 대화재로 대부분 불타고 31대 술탄인 압뒬메지트 1세(Sultan Abdülmecit) 시기 아르메니아인 건축가인 가라벳 발얀에 의하여 1856년에 재건됐다고 한다. 잘 다듬어진 대리석으로 유럽 스타일을 본따 지어졌는데 특히 유럽에서 보내온 수많은 헌상품과 호화롭게 꾸며진 사방의 벽들을 보면 당시의 생활을 짐작할 수 있다. 오스만 제국 시대 후기 6명의 황제들이 일부 사용했다.
입장권이 카드 형식이다.
비가 와서 바닥이 젖어있었다. 날씨가 좋지 못해도 궁전의 아름다움은 감출 수 없다.
외부 복원중이라 그림 그려진 천막으로 가려져 있었다.
정원 구경을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내부에 들어갔지만 내부 사진은 찍을 수 없기에 남아 있지 않다.
몰래 찍은 사진... 그래도 하나도 없으면 너무 서운하다. 플래쉬터트리는 것도 아닌데 핸드폰 촬영은 허용해줘도 되는 것 아닐까? 어쨌든 하지말라면 하지 말아야지. 그래서 딱 한장만 찍었다. 뭐라고 하면 중국인인 척 할 준비하고
황금 깃을 가진 수탉
궁전 고양이도 귀엽다.
돌마바흐체를 뒤로하고 점심먹으러 나왔더니 벌써 2시다. 3시간동안 궁전에 있었다. 궁전 내부 정말 화려했는데 사진을 못 찍어 아쉬웠다.
점심은 역시나 케밥이다.
이번엔 디저트도 시켰다. 바클라바 식당버전이다. 맛은 바클라바 맛집이 더 맛있다.
가는길에 포대가 보여서 "뭐지?"하고 가 봤더니 군사박물관이었다. 문 닫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과감하게 들어갔다.
열정적인 사관생도들 내 강의가 기가막혔나보군
이 당시 소녀전선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었기에 아는 총이 있었다. 바로 모신나강이었다. 이 총은 필란드의 전설적인 저격수 시모 해위해가 애용하던 총으로 더 유명하다. 해위해는 100일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무려 542명을 사살하였다. 이는 단일 저격수 역사상 최다 사살 기록으로 당시 소련군에게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악몽이자 움직이는 재앙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해위해가 배율 스코프(확대경)을 안 쓰고 맨눈으로 저격했다는 것이다.
시모 해위해 일화
- 사방이 새하얀 정적에 싸여 있었다. 핀란드군 저격수들의 귀신 같은 사격 솜씨를 익히 알고 있던 우리 소대의 기관총 사수 미하일로프는 M1910 기관총 앞에 달린 방탄판 뒤에 단단히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때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미하일로프의 목이 뒤로 확 젖혀지더니 철모가 나뒹굴었다. 새하얀 눈밭 위에 붉은 피가 점점 튀었다. 그 핀란드군 저격수는 기관총 방탄판 가운데 1cm 틈의 조준 구멍 사이로 총탄을 쏘아 넣었던 것이다.
우리 중대장은 응사하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쳤지만, 우리는 아무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것은 중대장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집에 갈 시간이 되서 배타고 돌아가는 길이다.
가는길에 목이 말라 맥주집에 들렀다. 위가 따뜻해서 올려다 봤더니 이렇게 방열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맥주 먹고 다시 저녁 먹으러 갔다. 이번엔 함바식당 같은 카페테리아 형식의 식당이었다.
현지 친구가 이렇게 먹는 것이 가성비 좋고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고 해서 갔다.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것 같았다.
아 너무 많이 골랐다. 배고플 때 욕심이 앞선다 항상.
배터지게 먹었다.
맛은 입맛에 맞는 음식도 있었고 아닌 음식도 있었다. 대부분 평균 정도 였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도 뷔페음식을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대량생산해서 골라먹는 음식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제주 신라호텔 안에 있는 11만원짜리 뷔페도 마찬가지였다.
밥을 다 먹고나자 자기 친구들을 소개해준다며 술집으로 갔다.
대부분 공무원이었다. 한국인도 있어서 의외였는데, 터키 대사관 직원이라고 한다. 터키어를 엄청 잘한다.(그러니까 왔겠지...)
터키에 왔는데 놀랍게도 이제까지 터키 술을 안 먹고 있었다. 왜냐면 뭔지 몰랐으니까! 터키 술을 라크라고 한다.
원래 투명하지만 물과 섞이면 뿌옇게 된다. 맛은 가벼운 위스키맛이다. 특이해서 하나 사 와서 중요한 날 먹으려고 이제까지 못 먹고 있다.
안주는 치즈 한 조각이다. 안주가 약하니 엄청 빨리 취했다. 의사소통은 영어로 했는데, 취하니 서로 더 횡설수설 했던 것 같다. 그냥 뭐 한국에서 뭐하니, 터키에서 뭐하니, 그런 얘기를 나눴던 것 같다. 딱히 할 얘기도 많지 않았을 텐데 11시까지 마셨다. 이국이든 국내든 전혀 모르는 사람을 여행에서 만난다는 것은 참 설레고 여행을 더 돋보이게 하는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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