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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우리는 왜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by 인생오십년 2020. 10. 16.

가장 획기적인 출발점은 미국과 영국 사회를 비롯해 점점 더 많은 수의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커다란 격차가 사층 중층 하층 사이의 격차가 아니라 꼭대기에 있는 소수 집단과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거의 모든 사람들 사이의 격차라는 사실의 발견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다소 뒤늦은 자각이다.

 

예를들어 미국의 경우에 2007년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 25년 동안 400대 부자들의 전체 부는 1690억달러에서 1조 5천억달러로 늘어난 반면, 억만장자들의 수는 40배 증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2007년의 신용 붕괴이후 여러 해 동안 불경기와 실업 증가가 이어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가속되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고 묘사했던 것과 달리 재앙의 채찍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가해진것이 아니라 집요할 정도로 선택적이었다.

 

 전 세계 최고 부자 1000명의 부를 모두 합하면 가장 가난한 25억명의 부를 모두 합한 것의 거의 두배가 된다. 헬싱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개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 인구 중에서 최상위 1퍼센트의 부자들의 부의 총합은 하위 50퍼센트에 속한 사람들의 부의 총합보다 거의 2천배나 된다.

 

 

경제학자이자 콩쿠르상을 수상한 소설가인 에릭 오르세나는 모니크 아틀랑과 로제 폴 드루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종류의 모든 수치들의 의미를 한마디로 정의했다.

 

"최근의 변화는 세계 인구의 극소수에게만 이익이 될 뿐이기 때문에 십 년 전처럼 상위 10퍼센트의 평균 소득만을 분석대상으로 삼아서는 최근의 변화의 크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변화가 초래한 진정한 영향, 즉 중산계급들의 프리카리아트로의 전락이라는 결과를 간과하게 될 것이다. (불안정한+프롤레타리아) 그것은 전 세계의 거의 모든 곳에서 불평등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는 부자들, 그중에서도 특히 최상위 부자들은 더 부유해지는 반면 빈자들, 측히 최하위 빈자들은 더 가난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부자들은 단지 부자이기 때문에 점점 더 부유해진다. 빈자들은 단지 가난하기 때문에 점점 더 가난해진다. 오늘날의 불평등은 자체의 논리와 추진력에 의해 계속 심화된다.

 

오늘날 사회적 불평등은 역사상 최초로 영구기관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미 1979년 카네기재단의 연구는 당시에 접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증거들이 시사해주고 매일의 경험에서 확인할 수 있던 내용이 사실임을 보여준 바 있다. 그것은 아이의 장래가 주로 그 아이의 사회적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었다. 다시말해 아이의 장래는 아이의 두뇌, 재능, 노력, 헌신이 아니라 태어난 곳과 태어난 사회 내에서의 부모의 지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대기업 변호사의 아들과 하급 공무원의 아들은 둘다 같은 교실에서 학교생활을 똑같이 잘하고 똑같이 열심히 공부하고 아이큐까지 같다고 해도, 마흔 살이 되었을 때 미국 내 상위 10퍼센트의 포함될 수 있는 액수의 봉급을 받을 가능성에서 전자가 후자보다 27배나 더 높았다. 하급 공무원의 아들은 기껏해야 중간소득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마저도 8분의 1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30년 후인 2007년에는 상황이 훨씬 더 나빠졌다. 둘의 격차는 더 넓고 깊어졌으며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뛰어넘기 어려워졌다. 미국진보센터에 따르면 앞서 말한 30년동안 하위 50퍼센트의 미국인들 평균 소득은 6퍼센트 증가한 반면 상위 1퍼센트의 소득은 229퍼센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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