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가을, 외국인이 한국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늘리기 시작한 동기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엔까지 급락한 이후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을 계기로 엔화 가치가 강세로 반전된 데 있습니다
당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엔화 가치가 110엔까지 크게 하락했습니다. 그러자 외국인들은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을 계기로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투자 규모를 늘렸습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에 높은 환율 수준 덕에 경상수지가 흑자로 반전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엔화까지 강세로 반전되면 외환위기가 빠르게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외국인들이 원/달러 보다 엔/달러를 중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실물경제에서 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수출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데요, 엔화 강세 시 일본기업이 상대적으로 한국기업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됩니다.
2. 일본 경제는 동남아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엔화 약세는 동남아 국가 대부분의 통화 가치 하락을 수반할 수 있습니다, 그 여파로 한국도 일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죠.
3. 엔화가 강세를 띠면 환차익을 노리고 국제 부동산 자금이 일본으로 유입되고, 엔화가 약세를 띠면 일본에서 선진국 등지로 자금이 이동합니다. 일반적으로 엔화 강세 국면에서는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식시장이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외국인들은 일본은 물론 아시아 국가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립니다.
예를들어 엔화가치가 크게 하락했던 1999년 3월에는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 가치도 10% 이상 하락했습니다. 그 결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투자 비중을 줄였습니다. 반대로 2008년에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자, 엔화를 안전 자산으로 인식하면서 엔화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렸습니다.
결국 원/달러 환율만 보고 외국인이 나가네 들어오네를 섣부르게 판단하면 안 됩니다. 엔화까지 같이 봐야 확실하게 추세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110개로 살펴본 경제정책_국정목표 2 :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26개) (0) | 2022.05.12 |
---|---|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110개로 살펴본 경제정책_국정목표 1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15개) (0) | 2022.05.11 |
미국 경제, 금리 폭탄이 다가오지만 소비자 수요로 버틸 수 있을까? (0) | 2022.04.27 |
복지국가가 망해가는 과정 (0) | 2022.03.29 |
중국 러시아 지원 시 대만 침공 가능성 급상승 (0) | 2022.03.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