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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전국여행기

다시쓰는 전국여행기 3일차

by 인생오십년 2020. 10. 22.

이상하게 일찍일어나서 5시부터 뒤척이면서 못다한 핸드폰을 충전했다.

 

모든 이들이 핸드폰을 무방비로 충전하니, 오히려 조심스러웠던 내가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끊임없는 불안이 불면증의 원인이리라. 

 

생각해보면 그렇게 좋은 휴대폰도 아니라서 걱정할 필요가 없었는데 그때는 나뿐만 아니라 내가 가진 물건에 대해서도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그런 과대평가는 나 자신에 대한 기대를 낳고, 그 기대로 인해 더 성공에 급급한 사람이 되었었다. 가장 큰 실패원인은 성공에 대한 조급함이었다. 

 

 

지방도와 국도를 달리던 중 화개장터 가는길 언덕에 있는 정자에서 쉬기로 했다. 

 

불안의 원천봉쇄를 위해 카메라를 깔고 잤다. 사실 이 카메라도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니었는데. 

 

덕분에 꿀잠 잤는데 모기새끼들 때문에 잠깨서 억지로 출발했다. 여름에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모기와 파리다.  

 

내려오니 계속해서 섬진강과의 동행이다. 여름이지만 달리고 있는 동안 뜨거움을 모른다. 스쳐가는 그 많은 바람속 자유에 취해 모든 잡생각을 잠재운다. 그 당시에 직업이 없어 나타나는 자유로움의 소중함을 맘껏 느끼며 달렸다.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가지기 전에 불안만 생각하지 자유에 대해 생각을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물론 불안을 느꼈지만 자유에 취해 잊을 만한 수준이었다. 

 

섬진강을 따라가 보면 새삼 엄청나게 긴 강이라는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와 관련된 노래, 소설들이 나올법 하다. 내가 자주 봐 오던 금강에 비하면 얕아보이지만 굽이굽이 흐르는 그 모습에서 뭔가 인간적인 매력이 나온다. 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경을 끼면 세상이 HD화질로 보이고

 

선글라스를 끼면 일반화질로 보인다.

 

 

 드디어 화개장터 도착. 평일이라 사람이 없었다. 

 

 

사실 기대도 안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아무것도 없다.

 

그래도 온 기념으로 아줌마가 헛개나무 조각 1Kg에 원래 1만원인데 8천원에 준다해서 샀다.

 

보리차 대용으로 먹을 생각이다.

 

사실 모든 오프라인 구매에서는 속는셈 치고 사야 마음이 편하다.

 

아직도 우리집에 있다. 이때 아직 헛개차 음료가 나오기 전이라 헛개나무가 그렇게 유명하지 않아 나도 그렇고 부모님도 그렇고 잘 안 먹다보니 아직까지 집에 있게 되었다. 

장날이 아니라 그런지 약초상밖에 없다. 

 

그리고 가는 길에 있는 줄 알고 들린 최참판댁. 토지는 사실 읽다가 포기했다. 너무 방대하기도 하고 이상하게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을 굳이 나까지 읽기 싫어지는 아집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이건 나름 도서관이라고 만들어놨지만 토지밖에 없다. 

 

 

생각치도 못하게 1천원 입장료로 내고, 생각치도 못하게 높다 

 

무계획이라 생각치 못한게 아니라, 일반적인 민속촌은 평지에 있어서 평지에 있을 줄 알았다.

 

남들 다 그냥 들어가길레 나도 그냥 들어가니 옆에서 아줌마가 부르더라 

 

"학생! 돈내고 들어가야지!"

 

드디어 입구, 평일이라 역시 사람이 없다. 이때 느낄 수 있는 한적함이 부러워 다시한번 여행을 가봐도 주말에 가는이상 느낄 수 없다. 백수라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것이었다. 물론 평일에 가면 되지만 연가가 무한은 아니니까.

 

생각보다 넓다. 

 

새삼 옛날 양반은 무슨 기분으로 살았나 싶다.

 

독립소대같은 개념이 아니었을까?

 

식구들이 많아 자기 집에만 있어도 북적거렸을 것 같다. 이 정도 규모의 집과 사람을 유지하려면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했을까? 

 

 

 

별채. 어딜가나 잉어가 있다.

 

물 좀 더러워 보이는데 굉장히 잘살고 있다. 

 

생각해보면 여기서 좀 자고 왔어도 좋았을텐데... 싶기도 하지만 빛의 강도를 보면 알 수 있듯 매우 더웠다.

 

나중에 이런 정원이 있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밝게 나왔다.

 

 

 

문학관 있다고 해서 올라가는 중 

 

문학관, 역시나 에어콘 낭비중.

 

아무도 없는데 좀 그렇다.

 

덕분에 토지는 안읽어도 될 듯. 대략적인 내용을 볼 수 있다.

 

무슨 내용인지 아주 상세하게 알려준다.

 

봤으면 큰일날 뻔 

 

 

왜 이렇게 외소하게 만들어놨을까?

 

다 보고 나서 진주로 내려가기로 했다. 

 

배가고파 완사에 있는 한 보신탕집을 들렀다.

 

그냥 배고파서 좀 늦은 시간에 들어갔는데, 식사된다고 해서 먹었다.

 

게다가 설사병 걸려서 약먹고 있기도 하고. 기력보충 겸.

 

 

옆에 향초가(이름을 못물어봄) 향이 강해서 잡내를 다잡는다. 첨에 너무 많이 넣어서 화장품맛 났다.

 

경기도권 보신탕과 다른 점은 국물이 진하지 않고 담백해서 느끼하지 않다는 것과, 고기를 수육내듯 잘랐다는 점이다.

 

고기를 이렇게 얇게 자른 것은 또 처음 보는 것이길레 찍었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숙주가 들어가서 더 맛있었다. 누군가 경상도 음식 맛없다고 했는데, 식당마다 다른 듯 하다. 

 

 

먹고나서 조금만 가다보니 와인 갤러리가 있었다.

 

와인을 주제로 한 갤러리인가? 하고 누구나 환영한다고 하길레 일단 구경해도 되겠거니 싶어서 들어갔다.

 

 

순간적으로 왠지 나중에 또 오거나 누군가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찍었다. 

 

 

들어갔더니 첫 번째로 놀란것은 그 크기였고, 두번째로 놀란것은 서늘함이었다. 거의 냉장고 수준이라 처음에 에어콘 튼줄 알았다. 

 

 

와인 이다. 

 

 

설명을 들어보니 일제시대 만들었던 기차 터널을 개조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덕분에 엄청 크다.  

 

 

갤러리라는 명색에 맞게 여러가지 그림을 전시해 놓았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개처럼 물안개가 피어있는데, 그만큼 습하다는 것이겠지.

 

근데 안쪽은 더 춥다.

 

 

판매용 와인

 

드라이한 것과 스위트한 것이 있는데,

 

와인 별로 안먹어본 나도 드라이한 것은 좀 별로더라.

 

너무 안익은 김치를 먹는 느낌이라고 할까?

 

좀 익혔으면 좋았을 텐데... 싶더라.

 

스위트한 것은 과당을 첨가했기 때문에 당연히 맛있다.

 

 

 

와인 시음이 가능하다. 사실 내 행색이 초라해서 안 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친절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보답으로 이 그림을 샀지! 는 아니고

 

그냥 잔 단위로 와인을 팔기도 했지만, 운전해야 하므로 키위주스를 주문했다. 

 

 

엄청나게 오래된 터널이다.

 

안무너지나?

 

여기도 살면서 반드시 한번 더 와봐야 하는 곳 중에 하나다. 왠만하면 이런말 안한다. 물론 나도 와인 좀 좋아하지만 그 차원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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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 왔으면 진주성을 봐야지.

 

근데 사실 어렸을때 본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한 10분 망설였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도 한번보면 두번다시 보지 않는다고 

 

 

그래도 이왕 왔으니 한번보기로 했지.

 

사실 돌아다니면서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어렸을때는 여기 왜 왔냐고 투정부렸는데... 이제는 내 발로 내가 들어오네.

 

사실 어렸을때 여기가 뭐 한 곳인지 알려줬으면 납득 했을까?

 

지금도 우리나라 역사에는 별 관심이 없는데... 어렸을 때 부터 시작된 것이었을까.

 

진주에서 우리 가족이 첫 캠핑했었다. 아마 농촌지도자회에서 간 행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당시 포트리스에 빠져서 행사장 컴퓨터에 몰입해 있었다. 그래서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 그 당시 아버지가 애타게 찾았다고 한다. 잃어버린 줄 알고, 아버지가 나를 찾아서 화내던 보습이 기억난다. 그때는 이해를 못했는데 얼마나 무서웠을까? 날 잃어버린 줄 알고... 그 다음날 아마 이 진주성에 가서, 그렇지 않아도 혼나서 기분이 안 좋았는데 재미없는 성 구경에 짜증을 냈던 것이 기억났다. 

 

 

 귀도

 

 용이 귀신 잡아먹는 형상

 

 

 

 

 

 

진주성 위에서 본 남강

 

아무래도 저 분수가 음악분수 같은데... 안타깝게도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만 한다고 한다. 이 후 친구가 진주에 살게 되면서 바이크타고 스쳐가듯 봤다. 

 

 

 

성 안에 있는 절. 호국사

 

 호국사 내부. 불교가 아니더라도 항상 절에 들리게 된다.

 

 

호국사 옆에 하나 더 있었는데 까먹었다.

 

힘들어서 올라가지도 못했다.

 

 

가장 가보고 싶었던 촉성루

 

우리나라 3대 누각중에 하나란다.

 

올라가보니 완전 시원하다.

 

박물관이 아니라 여기부터 와서 몸이나 식히고 있을걸...

 

박물관이 에어콘을 아끼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지나가시는 아주머니에게 부탁해서 한장 ㅋ

 

 논개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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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안내소에서 알려준 집이다. 안내해준 분이 예뻐서 얼굴 믿고 가봤다. 

 

사실 별로 기대는 안 했는데 그래서 원래 사진도 안 찍었었다.

 

근데 먹어보고 달라졌다.

 

일단 국물이 가쓰오부시 느낌나고, 좀 가벼웠다. (평양냉면과는 또 다른 느낌)

 

하지만 고명에 소고기 전이 들어가 있는데 이로 인해 맛이 다양해 졌다.

 

원래 한가지 음식을 먹다보면 질리게 되어 있는데, 고명이 많다보니 질리지도 않고 국물이 가벼우니 오히려 고명에 미각 초점이 맞춰지더라.

 

그렇다고 국물이 맛이 없는게 아니라서 또 면을 다 먹으면 국물을 다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배가 전혀 안 고픈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오랜만에 맛있는 냉면이었다. (이 냉면을 먹고 난 후 웬만한 냉면은 등한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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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일단 계획은 부산에가서 게스트 하우스 잡고 1박 2일로 여행하는 것이다. 

영화도 좀 보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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