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직장에서 함께 교육 받은지 벌써 11년이 지났다. 이름조차 잊었었는데 같이 교육받던 동기에게 전화가 왔다.
클리셰같은 말들을 나눠 받고, 다른 동기들이랑 모였는데 내 생각이 났다고 한다. 아직까지 내 번호를 가지고 있는 것도 신기했지만, 전화할 생각을 했다는 것이 더 신기했다.
무엇보다 나는 그 무리와 별로 안 친했던 것이다.
그리고 떠올랐다. 지금 내가 속해있는 집단이 얼마나 물렁물렁하고, 친절한 집단인지. 이전 회사는 그렇지 않았다. 무한경쟁과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는 시스템 속에서 조금이라도 밑보이면 곧장 나락으로 떨어졌다.
남초 사회였기에 말 또한 거칠었고, 여성혐오성 발언도 종종 나왔다. 마치 얼마나 자신이 더 마초스러운지 증명하기 위해 단어를 고르는 것 같았다.
잠깐 나눈 통화해서 잠시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더군다나 친하지도 않는 동기에게 받은 전화라 그 의도가 의심스러웠다.
돈이 필요한가? 설마 죽을 때가 되서 전화한 것은 아닐테고......
나중에 한번 얼굴이라도 보자라는 말과 함께 끊고나서 바로 전화번호 차단했다.
그리고 출근하며, 현 상황에 무한히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 대상은 누가 되었든 지금이 나는 너무 감사하다.
'My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년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을 읽고 (0) | 2022.09.01 |
---|---|
주관적인 아이오닉5와 모델3 비교 (0) | 2022.07.27 |
식물보호기사 2차 최종 탈락(기회 2번 소진) 후기 (1) | 2022.06.21 |
대만여행기 3일차 - 마지막 날 (0) | 2022.06.12 |
포포나무 프로젝트 - 포포나무에 대해 알아보자 (0) | 2022.06.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