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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오래된 동기에게 전화를 받았다.

by 인생오십년 2022. 7. 22.

이전 직장에서 함께 교육 받은지 벌써 11년이 지났다. 이름조차 잊었었는데 같이 교육받던 동기에게 전화가 왔다. 

클리셰같은 말들을 나눠 받고, 다른 동기들이랑 모였는데 내 생각이 났다고 한다. 아직까지 내 번호를 가지고 있는 것도 신기했지만, 전화할 생각을 했다는 것이 더 신기했다. 

 

무엇보다 나는 그 무리와 별로 안 친했던 것이다. 

 

그리고 떠올랐다. 지금 내가 속해있는 집단이 얼마나 물렁물렁하고, 친절한 집단인지. 이전 회사는 그렇지 않았다. 무한경쟁과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는 시스템 속에서 조금이라도 밑보이면 곧장 나락으로 떨어졌다. 

 

남초 사회였기에 말 또한 거칠었고, 여성혐오성 발언도 종종 나왔다. 마치 얼마나 자신이 더 마초스러운지 증명하기 위해 단어를 고르는 것 같았다. 

 

잠깐 나눈 통화해서 잠시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더군다나 친하지도 않는 동기에게 받은 전화라 그 의도가 의심스러웠다. 

 

돈이 필요한가? 설마 죽을 때가 되서 전화한 것은 아닐테고......

 

나중에 한번 얼굴이라도 보자라는 말과 함께 끊고나서 바로 전화번호 차단했다. 

그리고 출근하며, 현 상황에 무한히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 대상은 누가 되었든 지금이 나는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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