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늦은 주제이긴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승만 해보고 비교 후기를 올렸지만, 실제로 소유하고 비교후기를 올린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아이오닉의 경우 제 소유는 아니고, 회사차이긴 합니다만 시승한 것과 조금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델3 타는 입장에서 뼈저리게 느끼는 아이오닉의 장점은 순정 HUD와 통풍시트입니다. 근데 HUD 생각보다 별로였습니다. 사진이 작게 나온게 아니라 실제로 저렇게 작습니다. 제 눈이 나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별로였습니다. 조금 더 컸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통풍시트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역시 국산차 통풍시트는 너무 좋습니다. 다만 키는 과정에서 짜증이 났었는데요. 쓸데없는 드라이브 모드 같은 물리 버튼 없애고, 통풍이나 엉따 버튼을 넣었으면 어떨가 싶습니다. 통풍시트 켜는 물리버튼이 없고 디스플레이에서 들어가서 해야 합니다.
드라이브 모드는 도대체 왜 있는지? 모드 변경해도 체감이 안 됩니다. 원래 기본적으로 전기차 치고 잘 안나가는 편에 속하기 때문에 민첩하게 악셀에 반응한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모드 변경해도 살짝 나아지는 수준입니다. 그럴바에 통풍시트 버튼이나 넣어줬으면 좋았을텐데. 설명서 없이 찾느라 10분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괜찮은 HDA에 살짝 놀랐습니다. 굉장히 자연스럽게 잡아주고, 운전자 의도를 거스르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테슬라는 좀 모자란 돌쇠가 운전해주는 느낌 "주인님! 핸들 줘봐유! 운전은 지가 할게유!"
HDA는 초보운전자가 운전해주는 느낌 "오빠? 이거 맞아? 커브 너무 무서웡 ㅠㅠ"
일정 각도 넘어가는 커브에서 그냥 풀려버립니다. 오토파일럿으로는 잘 갔던 도로라 더 체감이 되었습니다.
HDA에서 좋았던 점은 깜빡이 넣으면 자동으로 반해제 상태 되었다가 차선 양쪽 다 확인되면 다시 자동으로 활성화 되는 점이 좋았습니다. 오토파일럿은 그런 것 없이 바로 해제되고, 다시 켜줘야 하죠. 손가락 한 번 움직이고 안 움직이고 차이지만, 조금 더 사용자 입장을 고려한 것 같아 좋았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크루즈와 HDA 두 개 다 켜줘야 오토파일럿 같은 효과가 난다는게 조금 불편했습니다. 왜 따로따로 만들어 놓은 건지 이해가 잘 안 갔습니다.
그밖에 화면 터치 반응이 생각보다 빠르고 부드러워서 좋았습니다. 통합형 UI가 아닌데 이정도 쾌적함이면 정말 수입차와 경쟁이 되는 것 같습니다.(BMW의 UI는 정말... 벤츠나 비엠은 정말 감성으로 타는거지 편리해서 타는 차는 아니죠.)
그리고 네비게이션은 예전에 제네시스 탈 때도 느낀거지만 정말 좋았습니다. 안내도 완벽하고 세세하게 알려주는 것도 실제 도로와 딱딱 맞아 떨어져서 진짜 네비처럼 느껴졌습니다.
모델3의 가장 큰 단점은 통풍시트가 없다는 점. 네비가 거지같다는 점(알려주는데로 믿고 가면 안 됩니다. 한번 검토하고 가야 합니다.)
실내 인테리어가 사람들이 모델3 싸구려느낌 난다고 하는데, 확실히 아이오닉보다 그런 느낌이 나긴합니다. 그렇지만 아이오닉 가격 밑에 있는 현기차보다는 훨씬 고급스러운 것 같습니다. 아이오닉은 야심작 성격이라 다 때려박은 느낌이 듭니다.
주행질감은 아이오닉은 물렁물렁한 서스펜션 좋아하시는 분들은 극호일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습니다. 그래서 전기차 특유의 고속주행 안정성이 없습니다. 그냥 일반 현기차와 비슷합니다.
또한 엑셀 페달링하는 느낌이 너무 얕았습니다. 얕아서 잘 안나가는 느낌이 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조금만 밟아도 다 밟은 꼴이니, "이게 다야?"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전기를 많이 먹었습니다. 겨울이나 여름이나 저는 1시간 이내에 올 계획이면 에어컨을 키고 가는데, 5시간 쓰면서 60키로 탔는데 주행가능 거리는 100키로 줄어 있었습니다. 에어컨이 40키로나 먹을 일인가... 모델3도 그정도 먹는 것 같기는 한데, 실내 공간이 더 넓어서 확실히 온도유지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오닉은 외관 디자인과 오토파일럿에 준하는 반자율만 있어도 상품성은 충분히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이번에 나온 아이오닉6 디자인을 봐서는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왜 자꾸 기괴한 디자인을 전기차에 도입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수요가 탄탄하니 실험적으로 디자인 하는 것은 아닌가, 일부러 수요를 없애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모델3도 그렇게 예쁜 디자인은 아니지만, 우리는 테슬라가 10년간 안 바꿀 것을 알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무난하다는 평은 듣지 않았습니까?
이제 모델3 가격이 너무 올라서 아이오닉이 가성비 차가 되었습니다. 오파 없는 것과 외부 디자인 빼면 정말 괜찮은 차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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