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로 보는 에코프로의 종말

한때 코스닥 2위였던 헬릭스미스라는 주식이 있습니다. 지금은 폭락해서 149위입니다. 

5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업계 전문가들은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 ‘엔젠시스’ 임상 3-1상 실패 이후 위험자산 투자와 사측의 거짓말이 겹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땐, 이미 폭락은 말도 안되는 가격에서 누구나 느꼈을 것입니다. 2016년 10월에는 2,500원대까지 떨어졌는데,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4,000원대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나 2019년 이후 다시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1,000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헬릭스미스는 약품 개발 분야에서 매우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품 개발은 매우 위험한 사업입니다. 그래서 이런 기업들은 주가가 급등하고 급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헬릭스미스의 경우, 약품 개발이 실패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 더 큰 이유는 어처구니 없이 폭등한 가격 그 자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부터 그렇게 폭등하지 않고 천천히 치료제 개발과 발 맞추어 올랐다면 그렇게 폭락했을까요?

에코프로도 만만치 않은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심리적 군중에 속한 개인의 상태는 암시를 거는 방향에 따라 움직인다. 그들은 자신의 행동을 더는 의식하지 못한다.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어떤 능력은 상실하지만 다른 능력은 극도로 커질 수 있다. 일종의 암시에 걸린 그들은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모종의 행동을 취한다. 군중 속에서 그런 암시를 거부할 만큼 개성이 강한 사람은 드물다."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금 "에코프로"라는, "2차 전지"라는 암시에 걸린 군중이 많습니다. 대세는 LFP 베터리가 되가고 있는데 아직도 "한국의 삼원계가 이찌방!" 하면서 정신 못차리고 있습니다. 삼원계는 태생적으로 불안정하고, 가격문제 때문에 자동차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2차전지가 주목받은 것은 IRA법안 때문이지, 2차전지 자체의 벨류 때문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법안도 계속 바뀌고 있고, 심지어 테슬라는 중국산 베터리 쓰는데 보조금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데, 지금 폭등한 가격을 제값 찾았다고 말하는가 하면, 앞으로 2~3배 더 오른다는 베터리 아저씨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암시가 너무 강력해서 중요한 점을 못 보는 것 같습니다. 

 

바로, 앞서 얘기한 헬릭스미스와 같은 "가격"입니다. 주가 자체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거품이 됩니다. 만약 정말 2차전지가 가치가 있고, 계속 증가된 매출과 앞으로 증가될 매출이 현실성 있었다면 이런식으로 폭등하는 것이 아니라 실적을 확인해가면서 계단식으로 분기 단위 기간을 두고 천천히 올랐을 것입니다.

 

그런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 2차전지는 거품이고, 조정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누구 하나 부정적인 소리를 하면 개때같이 달려들어 공매도 세력이니, 매국노니 손가락질을 합니다. (아 물론 공매도 치긴 했습니다만) 

 

즉, 그 상태가 암시 그 자체이며, 군중은 개개인보다 몇 단계 아래의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는 만큼(군중심리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내용입니다.) 주식시장에서 군중에 속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주식을 사랑하는 것은 좋지만 군중에 속하는 것은 피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