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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시장의 상관관계와 안전 자산: 과거 금융위기에서 배운 교훈과 현대의 도전

by 인생오십년 2023. 12. 18.

2007년 주택시장 폭락과 뒤이은 주식시장 붕괴를 기억한다면 모든 상관관계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금융시장이 극적인 전환점에 있을 떄는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유형의 투자가 서로 긴밀히 얽혀 있어서 자산들이 움직이는 방향이 같고 그 속도도 빠르다는 뜻이다. 

 

이것은 양의 상관관계다. 서로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음의 상관관계에 있는 자산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는 전동적 투자 지침과는 정반대이다. 비교적 정직한 돈이 지배하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교과서적 투자 조언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가령 주가가 하룻밤 새 급락하는 주식이 주를 이루는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자산의 가치가 급격히 변화할 때 채권처럼 상관관계가 반대인 자산은 상승하므로 투자자는 단기 손실을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많은 은퇴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에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에 돈이 쏠려 손실이 상쇄되리라는 희망을 품기 대문이다. 갑자기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주식이 그랬듯 채권 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술주나 FANGMAN ( Facebook, Apple, Netflix, Google, Microsoft, Amazon, Nvidia ) 주식과 같이 오늘날 뜨거운 인기를 누리며 하늘을 나는 주식의 하방 리스크는 P&G, 네슬레 같ㄴ은 우량주로 보완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 우량주는 주식시장 침체기 동안에도 수익을 유지한다. 

 

어떤 투자자는 자산의 일부를 금으로 전환하는 공격적 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포트폴리오 보험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 실제 공황 상태에서 사람들은 주식은 물론 달러까지 버릴 가능성이 크다.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안전한 피난처인 금은 가치가 급상승해 전체 포트폴리오를 보호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공격적 접근법인 음의 상관관계를 달성하려면, 뮤추얼 펀드의 인기 종목에 공매도 포지션을 취해 주가 하락에 단기간 돈을 베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음의 상관관계로 구성된 전통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오늘날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자산 가격을 극심하게 왜곡했기 때문이다. 

 

모든 투자가 한 방향으로 그리고 거의 같은 속도로 움질 일 때 투자자들은 난제에 직면한다. 자산을 보존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안전한 자산은 현금인데, 정작 현금은 인플레이션과 오늘날 초저금리 시대에는 가치를 상실해 투자 수익이 마이너스에 가깝다. 

 

2008년 최악의 신용 위기 때 현금을 두고도 의문이 제기되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해 9월 리먼 사태 이후 사람들은 단기 자금이 거래되는 머니마켓조차 신뢰하지 않았다. 

 

급증하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집값이 폭락하자, 리먼이 깡통주택을 담보로 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상품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리먼의 기업어음을 가지고 있던 미국 대형 MMF인 리저브프라이머리도 덩달아 커다란 재정 손실을 입었다. 이처럼 단기 투자 중 가장 안전하다고 간주되는 머니마켓에서도 환매 사태가 터지며 금융 전염병은 불가피한 듯했다. 

 

투자자들은 리저브프라이머리를 비롯한 단기 금융펀드에서 현금을 인출했고 그 현금을 미국 국채 매입에 썼다. 이전에 단기 금융시장은 환금성이 뛰어나고 매우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 당시 투자자들은 하루 빨리 단기금융시장에서 탈출하려고 난리였다. 

리저브프라이머리는 투자자들과 분란을 매듭짓고 결국 몰락하고 말핬다. 

 

이렇게 금융위기가 시작되었다. 이윽고 은행끼리도 서로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하루만에 수조 달러의 자금이 흐르는 전체 시스템이 경색되자, 2008년 10월과 그해 겨울 극심했던 오랜 공황이 터져 노동력, 재고자산, 고가 품목 지출이 급격히 감소했다. 

 

물론 과거만을 미래 지표로 삼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신용 위축과 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하지만 일단 공황이 시작되면 안전 자산은 사라져 모든 상관관계는 다시 양수로 재빨리 돌아설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복잡해진 요인은 과거부터 리스크를 기피하는 투자자들의 요새였던 채권시장의 가격 조정이 확실히 늦어졌다는 데 있다. 수익률이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매우 낮은 수익률이 장기간 유지되면 채권 가격이 급격히 부풀려져 더 이상 상승할 수 없게 된다. 이제 채권 가격이 향할 곳은 절벽뿐이다. 

 

역사적으로 연준은 기준 금리에 대해 최소한의 공식적 권한을 보유한 기관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닥칠 위기에서 그 영향력을 다시금 발위할 수 있을지는 심각하게 의심스럽다. 자산 가치가 지나치게 팽창해 일단 매도가 시작되면, 연준이 그 매도 행렬을 끊어낼 길이 없기 때문이다. 

 

-만들어진 위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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