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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공학의 그림자 속에서: 크래프트 하인즈의 부채 압박과 몰락

by 인생오십년 2023. 12. 11.

건전하지 못한 자금 조달은 크래프트 하인즈의 몰락 과정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한다. 2015년 월스트리트 금융공학자들이 모인 사모펀드 3g 캐피털파트너스와 투자의 현인 워렌 버핏이 나서서 크래프트와 하인즈 두 회사를 합병시켰다. 2013년 그들이 레버리지를 이용해 하인즈를 230억 달러에 인수한 다음의 일이었다.

합병을 하고도 각 회사가 이전부터 떠안았던 사업상 문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매출만 봐도 합병을 추진할 당시 예상했던 280억 달러는커녕 실제로는 260억 달러도 넘지 못했다. 결국은 내부자와 주주들의 배만 불린 꼴이 된 것이다. 2016년부터 2021년 1분기까지 회사는 상각전영업이익으로 158억 달러, 자본지출로 48억 6,000만 달러를 창출해 잉여현금흐름 109억 4,000만 달러를 발생시켰다. 

 

한편 크래프트 하인즈의 재무비율은 나락의 끝자락에 서 있다. 2021년 6월 총부채는 283억 달러, 레버리지 비율은 잉여현금흐름의 9.7배에 달했다. 또한 회사는 크래프트 치즈를 포함해 40억 달러 이상의 사업 부문을 매각해 지불 능력을 간신히 유지했다. 

 

부채의 압박을 받은 회사는 금융공학자들의 회계 장표 시너지 분석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 했다. 직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7000명 이상을 해고하면서 결국 브랜드 가치에 큰 손상을 입었다. 

 

이 모든 사기극이 마침내 대중에 알려졌다. 회사는 오랜 기간 사랑받은  여러 브랜드에서 150억 달러를 상각 처리해야 했다. 비평가들은 3G 캐피털이 성장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쥐어짜기식 비용 절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말이 옳았다., 회사는 포트폴리오에 식품 트렌드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끝내 크래프트 하인즈 미국 시장의 유기농 매출은 연속으로 감소했다. 

 

결국 금융공학과 정크채권이 주범이었다. 합병 이후 240억 달러의 현금 배당금이 주주들에게 지급되었고 수억 달러의 수수료가 월스트리트와 내부자들에게 쏟아졌다. 그 결과 배당금을 낳는 거위였던 회사가 파산을 겨우 피할 수 있는 선에서만 운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결코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바닥을 기는 금리 때문에 기업들은 부채를 점점 늘리면서 도산은 면할 정도로만 운영할 수 있었다. 이러한 좀비 기업은 자본 비용조차 벌지 못하는 저생산성 부문에 노동 자본 자원을 가두어 경제 성장을 지연시켰다. 

 

그럼에도 그들은 중앙은행이 바닥까지 떨어뜨린 금리 덕택에 부채와 생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났으며 과거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

 

- 만들어진 위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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