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전에 보통 시들음병이라고 많이 하지만 옳바른 표기법은 시듦병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국립국어원 문의결과)
또한 위황병이라고도 많이 하는데, 이는 일본식 표기입니다.
지금까지 육묘상황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해봤습니다.
5월에 정식 후 해충방제하며 계속 나오는 런너를 잘라주고, 6월부터 런너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나방피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딱히 탄저병은 없었지만 주기적으로 방제했습니다. 한 10일 간격? 일기예보 보고 비온다고 하면 비오기 전날 맞춰서 했습니다.
그리고 8월, 드디어 위황병, 시들음병이 발병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이상징후가 몇 가지 보였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한동 전체가 시들었습니다. 양액기 오류로 주말간 물이 한 방울도 안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양액기 회사는 망해서 못부르고, 양액기 관련해서 잘 안다고 알려진 사람을 불렀습니다.
그랬더니 양액기는 문제가 없고 전자벨브 문제랍니다. 전자벨브가 뭐냐고요? 저 빨간선에 연결된 것이 전자벨브입니다. 저걸 통해서 물이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 양액기에서 체크합니다.
그래서 모든 전자벨브를 새것으로 교체했습니다.
그리고 양액기 EC 센서 켈리브레이션 한다고 EC 5까지 높였다, 1로 낮췄다 반복하더군요. 이때 딸기쪽으로 가는 벨브를 잠갔어야 했습니다. 높은 EC가 1번동에 들어갔던 거죠.
2일만에 또 애러뜹니다. 이쯤되면 양액기가 고장난 것이라고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런 주제에 육묘 이렇게 하면 안되느니 뭐라니 하면서 꼰대발언을 하고 가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제대로 고쳐놓고 그런 말 하면 제가 이런 말 안합니다.
업자 말 믿지 마세요. 그리고 업자 쓰려면 그 업자가 하는 작업행동이 뭘 의미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무작정 알아서 잘 해주겠지?
알아서 잘 망쳐놉니다.
남탓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 탓하고 있는 겁니다. 제가 양액기에 대해 더 알아보고 공부했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겠죠.
그래서 결국 양액기를 교체합니다.
지금 설치한 주황색 기계는 사실 양액기가 아니라 관비기 입니다.
관비기와 양액기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pH 제어가 가능하냐 아니냐로 갈립니다. 물론 교반통도 없죠.
양액재배에서 pH는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 육묘장 원수 ph는 6.2 나왔습니다. 굳이 질산이나 퍼카시라는 산도 교정물질을 안 써도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pH 제어가 필요 없으니 값이 절반도 안 되는 양액기를 가져다 놓은 겁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습니다.
이미 10%정도의 딸기묘가 위황병에 걸렸습니다.
병징은 한쪽만 기형적으로 작은 신엽, 관부를 절개했을 때 부분적인 갈변, 오른쪽 사진이 정상적인 딸기 관부입니다.
(작업하다 뿌러져서 한번 절개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 위황병은 2동 중 한동만 왔습니다.
왜 그럴까요?
양액이 1번동에 먼저들어가고 그 다음 2번동에 들어가는데, 캘리브레이션 할 때 1번동에만 고농도의 양액이 들어간 것입니다. (업자가 왔을 때)
그리고 2번동이 약간 그늘이 더 져서, 전체가 시드는 현상이 발생했을 때도 뿌리 손상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2번동은 작기 끝날때까지 병이 한번도 오지 않았습니다.
반면 1번동에서 이 난리를 수습하느라 고생했습니다.
사실 스포르곤이나 살림꾼이나 같은 “사” 계열 살균제입니다.
하지만 살림꾼을 뿌려보면 왜 이게 사람들이 그렇게 위험하다고 말하고, 항상 딸기 육묘 중 논란거리로 떠오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살림꾼을 뿌리게 되면 위 사진처럼 외화 됩니다. 외화된 사진을 찍은 것이 없어서 다른 사진을 찾아왔지만 저것보다 더 심하게 왜화됩니다.
하지만 살림꾼을 쓰고나서부터 위황병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살림꾼을 써서 완전히 위황병이 사라진것인지? 아니면 생육을 위축시켜 발병진도를 늦춘것인지?
그래서 일단 살림꾼을 쓴 묘들은 분양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뿌리를 보면 오히려 2동에 있는 병에 걸리지 않았던 묘들보다 더 좋습니다.
지금도 집으로 가져와서 키우고 있습니다. 죽지 않았습니다.
딸기와 관련된 교육을 들으셨던 분들을 다 아시는 내용입니다.
양액기 EC 체크해라, 퇴수 EC 체크해라,
이 말은 양액기 EC기를 믿지 말라는 겁니다. 양액기에 내가 0.5를 놓았다면 정말 0.5 물이 나오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저는 뒤늦게 확인했을 때 1.2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수시로 확인해야 할 사항입니다. 가장 기본 중 기본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 중 하나입니다.
위황병의 원인은 뿌리가 상해서 병원균이 침입하는 것이 원인입니다. 뿌리가 상하는 경우는 저처럼 너무 건조하거나, 비료 관리가 제대로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농가에서 양액재배를 하며 발근제를 또 넣고, 아미노산 영양제를 또 넣고, 칼슘제를 뿌리고… 양액 그 자체가 비료물이라는 인식을 잘 못합니다.
또 딸기를 재배할 때 넣고 안 넣고 딸기 맛이 다르니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는 EC만 높여줘도 딸기 맛이 다른데 그건 모르고, 자신이 영양제를 더 줘서 맛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뿌리에 부담이 가게 되고 위황병이 오기 좋은 상황이 만들어지죠.
게다가 대부분 농가에서는 항상 과습상태가 되도록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 가중됩니다.
그리고 이제와서 고백하자면 저는 급하게 정식하는 바람에 배지소독을 못했습니다. 원래는 메탐소듐이나 NADCC로 소독을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하는 일이고, 정식 전까지 배지가 새것인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한동은 한 포기도 안 걸렸다는 점에서 저는 위황병의 근본적인 원인 물관리와 EC 관리에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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