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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앵커링과 조정

by Mansamusa 2020. 10. 20.

트버스키와 카너먼은 1974년 사이언스에 실린 불확실성 하에서의 판단이라는 논문에서 제목과 같은 말을 언급했다.

이들은 알려지지 않는 양을 추정할 때 초기 값(앵커)이 심리적 지표 또는 출발점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행동에 앵커링 효과가 나타나는 좋은 예가 있다. 브로드웨이와 라스베가스 쇼 티켓을 생각해보자. 어떤 솔직한 브로드웨이 제작자 한 명이 싼 좌석은 팔리지 않는다 라는 글을 1999년에 토크인브로드라는 블로그에 올린적이 있다.

 

"당신은 싼 좌석이 팔리지 않는 이유를 아는가? 만약 오케스트라석이나 2층 발코니석 표를 싸게 판다면 사람들은 그 좌석에 뭔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브로드웨이 쇼의 주요 관객은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좋은 쇼를 고르는 것이 어렵고, 자신들이 구매하려는 쇼에 대해 대략적인 정보만을 갖고 있는 여행자들이다. 그들은 특정 좌석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판단할 만한 정보가 없다. 여행자들에게는 좌석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티켓의 가격 말고는 사용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그래서 "당신이 지불한 만큼 얻을 것이다"라고 미든ㄴ다 따라서 그들이 느끼는 티켓의 가치는 가격에 비례한다.

 

많은 사람들이 "프로듀서스"의 프리미엄 오케스트라석 티켓이 480달러인 것에 대해서는 이 쇼가 장기 공연을 하고 수익을 많이 올린 것을 볼 때 적정한 가격이라고 믿는다. 여행자들은 480달러짜리 쇼는 그 내용이 어떻든지 간에 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핵심은 지금부터다. 평소 티켓 한 장에 480달러를 내고 극장에 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않던 연극 팬들도 이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480달러라는 티켓의 존재는 그들이 실제로 얼마를 지불하든지 간에 자신들이 지불한 가격이 480달러보다 낮다면 훌륭한 거래를 했다고 생각하도록 만든다. "극장 좌석 등급제"는 극장이나 콘서트 좌석에 가격을 매기는 전략이다. 이것은 영업의 핵심적인 부분이고 이것 때문에 좌석이 매진되기도 하고 절반밖에 판매되지 않기도 한다.

 

 몇 년 동안 할리우드 원형극장에서는 여름 콘서트 티켓을 1달러에 팔았다. 극장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 의해 운영되었으며 1달러짜리 티켓에서 얻어지는 수익금은 공공서비스에 쓰이도록 되어 있었다. 여기서 문제는 1달러 좌석을 한 번도 이용해보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자리가 1달러라서 형편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극장은 엄청난 크기인데 1달러짜리 좌석은 무대와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거리가 있어도 음악을 듣는 데는 앞쪽 자리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석양과 도시의 경관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1달러짜리 좌석이 더 나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공연에서 1달러짜리 좌석은 텅텅비어 있던 반면 100달러짜리 좌석은 가득 채워졌다. 수많은 음악 애호가들은 단지 가격이 너무 낮다는 이유 때문에 더 나은 기회를 외면한 셈이다.

 

- 가격은 없다 中 (윌리엄 파우드스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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