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우리나라 역사는 침략만 받는 역사라고 생각되어 세계사를 선택과목으로 정했었다. 그래서 문과를 나왔음에도 한국사를 전혀 몰라서 이 책을 이번 달 책으로 선택했다. 항상 역사를 순서대로(선사~삼국~통일신라~고려~조선) 보다 이 책처럼 무작위로 나오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요일별로 파트를 나눠놔서 읽는데 지루함을 최대한 덜 수 있게 배려한 부분은 좋았다. 어차피 대략적인 순서는 알고 있었으니 크게 상관은 없지만 만약 한국사를 한 번도 공부 안 해본 사람들이 보면 괜히 더 어렵게 느껴지는 책이 될 것 같다. 그래도 인물관련 한 쪽으로 요약해 놓은 것은 좋았다. 보통 공부할 목적으로 역사를 보면 시대별로 유명한 사람들 업적 외우고, 왕 순서 외운 것이 다인데, 인물들의 서사를 읽으니 진짜 살아 있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느낌이 있었다. 예를 들면 강수라는 통일신라시대 문인에 대한 글이었는데, 귀족임에도 불구하고 대장장이 딸과 결혼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그 시대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천함은 신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덕을 행하지 않는 행동에 있다고 말하는 강수를 통해 그 시대의 참 지식인을 볼 수 있었다.
글쓴이가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붕당 정치를 설명할 때 장, 단점을 들어 설명한다. 사실 한 쪽에 담을 수 없는 내용이기에 더 그런식으로 쓸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365장에 최대한 다양한 내용을 담으려 했고, 사람들이 기억하기 쉽도록 배려했으나
사실 사람 머리는 이야기를 좋아하기 떄문에 서사가 있는 인물 파트를 빼면 읽고나서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물론 내가 기억력이 나빠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전혀 기억에 대한 매커니즘을 고려하지 않고 365라는 숫자에만 집착해 집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재미 없는 것은 똑같고 기억은 더 남지 않으면 굳이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있을까?
차라리 전한길 한국사 필기노트를 사서 읽는 것이 더 경제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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